프로덕트 오너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프로덕트 오너는 결국 이타적이어야 한다. … 고객의 감동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 304쪽

김성한, ⟪프로덕트 오너⟫ (2020) 읽었다.

이 책의 풀 네임은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표지에 있는 홍보 문구는 “쿠팡의 PO가 말하는 애자일 혁신 전략”이다.

저자는 NHN NEXT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 (회사명이 공개되지 않은) 다수의 스타트업에서 근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에서는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업무를 했고, 현재 쿠팡에서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이하 ‘PO’)로 일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로덕트’(product)란 무엇일까. 그리고 ‘프로덕트 오너’란 어떤 일을 하는 직책일까.

김성한,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2020)

목차는

  1. 프로덕트 오너(PO)는 미니 CEO다
  2. 고객의 목소리를 어디까지 반영할 것인가
  3. 데이터 속에서 진실을 찾는 법
  4. 효율적인 일정 관리의 비밀
  5. 디자이너를 최고의 파트너로 삼는 법
  6. 개발팀과의 협업을 성과로 이끄는 애자일 전략
  7. 고객 테스트 결과만큼 강력한 데이터는 없다
  8. 프로덕트를 출시하는 최적의 시기
  9. 테스트 중 가설을 효과적으로 검증하려면
  10. 론칭한 서비스의 문제를 바로잡기
  11. 어떤 인재를 PO로 선발해야 하는가

위 목차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① PO라는 업무 포지션에 관한 설명과, ② 글쓴이 본인이 PO로 일하면서 PO라면 응당 이렇게 일해야 한다, 나는 PO로서 이렇게 일해왔다 등을 기록한 일종의 ‘PO론’을 담고 있다.

그러니,

  • 어떤 회사 — 주로, tech 기업 — 에는 ‘프로덕트 오너’(PO)라 부르는 직책 또는 직무가 있던데,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궁금하다. (주의: 회사마다 job description이 다를 수 있다.)
  • 현재 PO role을 수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career를 꿈꾸고 있는데, 현직의 다른 PO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알고 싶고, (만약 글쓴이가 훌륭한 PO라면) 그로부터 배울 점을 찾고 싶다.

정도의 목적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글쓴이는 PO로 살려면 꼼꼼히 메모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외부 고객 및 유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서 기대치 관리를 해야한다는 조언을 하는데, 이건 꼭 PO가 아니더라도 일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조언이다.

책을 읽고 내가 궁금했던 건, ‘PO는 반드시 필요한가’였다.

이미 프로젝트 관리(PM), 사업 기획, 서비스 기획 등의 이름으로, PO와 비슷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굳이 특정 프로덕트에 대한 오너십을 갖는 PO가 필요한 것일까. 소프트웨어 개발과 디자인 작업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서로 다른 직무를 가진 사람들 사이 또는 여러 부서 간(cross-functional, XFN)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프로덕트가 중심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리딩하는 역할이라면 PM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프로덕트에 관한 오너십을 주는 것이 경우에 따라 사람에 따라 risky한 업무 배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자문자답을 해보자면, PO든 PM이든 이름표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쥐만 잘 잡으면 됐지, 이다. 쿠팡을 비롯 다른 tech 회사에 PO라는 직책이 생겨난 데에는 고맥락(high context) 배경이 있을 것이다. 회사나 프로덕트의 규모에 따른, 성장 과정에 따른 차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고 프로덕트, 특히 디지털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에는 반드시 PO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섣부르다. 기존 PM이 충분히 커버하지 못했던 업무 영역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보완/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점검해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아래는 책의 내용을 필요에 따라 일부 요약하였다.

PO는 무엇인가 /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가

  • PO는 mini CEO다.
    • 특정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다. (24쪽) — 어떤 ‘책임’을 말하는 것일까?
    • 책임지고 있는 프로덕트에 대한 원칙(Guiding Principle)을 정한다. (86쪽)
    • OKR 설정에 있어 조직과 프로덕트에 대한 이성적인 가설을 제시한다. (123쪽)
    • 프로덕트에 관련된 사항이라면 무조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77쪽)
    • 프로덕트 오너십 — 프로덕트에 대한 직접적인 가설 설정과 요구사항 정의 — 를 갖고 있다. (285쪽)
  • PO는 전략가이자 기획자다.
    • 프로덕트 기획 문서(ex. Amazon의 6-pager)를 작성하고 기록하고 공유한다.
    • 회사 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함께 고려하면서 프로덕트가 발전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한다. (89쪽)
    • 해결하려는 문제의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데이터로 검증한다. (123쪽)
    • 티케팅(ticketing); 개발 요구사항을 작성하고 전달한다. (135쪽)
    • 개발팀과 스프린트 플래닝을 하고 스프린트에 대한 회고를 진행한다. (182~193쪽)
    • 프로덕트의 배포 일정을 계획한다. (224쪽)
    • 직무별 업무 일정을 계획한다. (266쪽)
  • PO는 고객/사용자 조사 및 데이터 전문가다.
    • 실질적으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끊임없이 분석한다. (24쪽)
    • 고객에게 집착한다. 고객을 이해하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52쪽)
    • 고객이 흔쾌히 고용할 프로덕트를 만들고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 (66쪽)
    • 고객 조사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추출해야 한다. (102쪽)
    • 사용자 테스트(UT, User Test)를 준비하고(검증사항 등), 진행한다. (204~210쪽)
    • 프로덕트의 1인 고객센터이다. (234쪽)
    • 고객의 소리(VOC)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272쪽)
  • PO는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 디자이너, 개발자 같은 메이커(maker)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프로덕트를 만들고 개선한다. (24쪽)
    • 타 유관 부서의 요청사항을 받는 등 회사 내 다른 부서와 협업하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151쪽)
    • 개발 매니저, 기술 매니저(TPM, Technical Program Manager)와의 R&R을 명확히 구분한다. (147쪽)
    • 내∙외부 고객 및 유관 부서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대치 관리(Expectation Management)를 해야한다. (276쪽)
PO와 개발 매니저, 기술매니저(TPM) 사이의 R&R 정리 예시 (147쪽)

PO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 감정과 직관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을 기반으로 모두를 위한 최선의 우선순위와 결정을 내려야 한다. (28쪽, 252쪽, 276쪽)
  • 주어진 권한이 전혀 없으므로, 늘 명확한 사실과 데이터를 갖고 설득해야 한다. (33쪽)
  •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41쪽)
  • 프로덕트에 관한 적절한 대시보드(dashboard)를 만들어 수시로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109쪽)
  • 개발자에게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하여야 한다. (142쪽)
  • 유관 부서의 요청사항을 전달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메모를 꼼꼼히 한다. (150쪽, 275쪽)
  • 소통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고안한다. (155쪽)
  • 디자이너와 협업할 때, 1차 시안이 완료될 때까지는 디자이너가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 (163쪽)
  • PO는 디자이너가 아니므로 의견(=개인적인 견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요구사항 — 프로덕트가 갖춰야 하는 기능, 고려해야 하는 제약,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등을 설명해야 한다. (179쪽)
  • PO는 디자이너, 개발자의 궁금증을 곧바로 해소하고 질문에 언제든 답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서 미리 예상 질문을 만들고 답을 마련한다. (199쪽)
  • 내부 고객용 프로덕트가 새롭게 업데이트 되면, 안내 메일을 보내고 사용 안내서를 상세히 작성하여 공유한다. (233쪽)
  • A/B 테스트 결과에 따른 의사결정(포기, 재검증 등)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내림으로써 개발 조직과 디자이너가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다른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249쪽)
  • 프로덕트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고생한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259쪽)
  • PO의 삶에 적응하려면, ①이해한 바를 꼼꼼히 기록하고, ②우선순위를 정하고, ③올바른 기대치를 형성하는 것을 잘 지켜야 한다. (277쪽)
  • PO는 고객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려고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 (303쪽)
PO와 PM/TPM의 역할 차이 설명 (284쪽)

이 책의 내용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분명 알고 계실테지만, 아직 모르고 계신 분들을 위하여 Andrew Ahn님의 블로그를 함께 소개한다. 이 블로그의 ‘Product’ 카테고리에 속해 있거나 ‘Product Management’라는 태그가 달린 글만 먼저 보아도 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r)라는 직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기셨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쿠팡의 PO가 말하는 애자일 혁신 전략,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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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트 오레곤 Innovate Oregon

애자일에 관한 자료를 찾다 “이노베이트 오레곤” 도메인 네임을 가진 페이지에 접속했다(여기). 이 페이지는 2020년 2월에 출간된 신간 The Dayton Experiment의 위키 기반 하이퍼북(hyperbook)이었다.

이노베이트 오레곤은 오레곤 주에서 교육 혁신을 실험하는 이니셔티브라고 한다. 공식 페이지의 소개 글을 아래에 번역했다:

INNOVATE OREGON / CONSTRUCT

Innovate Oregon (이노베이트 오레곤)

2013년, 오레곤기술연합(TAO; Technology Association of Oregon)이 이노베이트 오레곤(IO; Innovate Oregon) 이니셔티브 설립. 이 이니셔티브는 오레곤 학교들에 새로운 교육 모델에 대한 영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고, 노동 인구 내에 포용적이고 21세기를 대비할 수 있는, 그런 혁신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함.

여느 하이-테크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IO는 교육 실무(education practices)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탐색했음. 당연히, 빠르게 실패했고, 다시 시도했고, 진전을 이뤄냈음. 그리고 그 과정을 반복했음. 교육 실무를 재발명하기 위한 일종의 애자일 접근법이었음. 프랭클린 고등학교 혁신 서밋과 윌슨 고등학교 그리고 포틀랜드 경찰 파일럿 프로그램 이후, IO는 그 실험을 얌힐 카운티(Yamhill County)의 페트리 접시로 옮겼음. 해당 커뮤니티와 학구(school districts)가 가진 다양성 때문임. 이 실험은 2015년 여름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트(Stoller Family Estate)에서 있었던 주 단위의 서밋과 함께 런칭되었음.

IO 리더십은 자미 플루크(Jami Fluke) 교장이 있는 데이턴(Dayton) 고등학교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2016년까지:

  • 최초로 커뮤니티 전체에 걸친 학생 주도의 메이커톤 개최,
  • 컨스트럭트 재단 및 스탠포드 디.스쿨과 함께하는 지역 단위의 브레이크어웨이(Breakaway) 트레이닝 참가,
  • I3 이노베이션 센터 메이커-스페이스를 위한 기금 마련,
  • 학생이 제작한 “나는 데이톤” 이노베이트 데이톤 출범 이벤트를 오레곤주 상원의원 팀 및 주지사를 포함한 주 전역 고위급 인사들과 함께 개최했음.

데이톤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IO는 2017년 다른 학구로 반경을 넓혔고, IO와 컨스트럭트 재단은 얌힐 카운티에서 교육행정가를 위한 브레이크어웨이 트레이닝과 교사를 위한 스쿨 리툴(Retool) 트레이닝을 개최했음. 윌라미나(Willamina)는 이노베이트 윌라미나 메이커톤 출범 행사를 열고, 메이커톤은 하이 데절트 학구(school district)와 댈러스 학구에서 개최. 2018년에는 뉴버그 학구에서 이노베이트 뉴버그를 출범하면서 제1회 메이커톤을 진행. 컨스트럭트 재단이 제공하는 전문적인 역량 개발 프로그램과 함께, 윌라미나와 뉴버그 학구에서도 브레이크어웨이 트레이닝 개최. 그리고 IO는 이노베이트 ’18 COSA 컨퍼런스를 주도했고, 이 컨퍼런스는 주 전역에 걸쳐 300명의 교육자들이 참가하는 메이커톤과 함께 개최되었음.

커뮤니티 그리고 메이커톤과 함께 학교를 참여시키는 것부터, 컨스트럭트 재단의 교육행정가들과 교사들을 위한 전문적인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애자일과 디자인 씽킹 방법론을 교실로 가져가는 것에 이르기까지. 이제 다음 단계는 산업과 교사 및 학생 사이에 관계를 만들어 학습 주기를 완료하는 것이었음. 2017~2018년에, 데이턴과 뉴 렐릭(New Relic)은 애자일 멘토링 프로그램을 파일럿 운영했음. 이 프로그램은 교사가 산업 전문가와 협력하여 교실에서 완벽한 학습 방법론을 제공하는 것임. 2018~2019년에, 뉴버그 학구에서 이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험 운영했음.

교육 실무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 하나는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이 포함된 경우에 이 변화 작업이 가장 효과가 있다는 것임.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학생과 기업, 교육자 그리고 시민이 모두 참여하여 만들고 해킹하는 메이커톤을 개최하는 것임. 그리하여 참가자들에게 21세기에 일하는 방식을 접하게 하는 것임. 두 번째로 중요한 교훈은 교육자들이 학생 주도, 프로그램 기반 학습 같은 새로운 학습 모델로 전환할 수 있게 돕는 트레이닝과 지원 — 교육행정가들과 교사들을 위해 제공된 브레이크어웨이 트레이닝과 스쿨 리툴 트레이닝과 같은 전문적인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임. 현재, 컨스트럭트 재단은 포틀랜드 대도시 지역, 클래커머스(Clackamas), 밴드(Bend)와 레드몬드(Redmond) 그리고 중부 윌래밋(Willamette) 밸리 지역에서 12개 학구와 협력하고 있음. 수백 명의 교육행정가와 교사가 브레이크어웨이 트레이닝과 스쿨 리툴 트레이닝을 받았고, 이는 수천 명의 학생에게 임팩트를 줌.

IO와 컨스트럭트의 사명은 오레곤 전역의 커뮤니티에서 교육을 혁신하는 것임. 이를 통해 기술 주도의 21세기 경제를 이끌어 갈 인재와 함께 다양성 있고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오레곤의 노동 인구를 개발하려 함.

알아야 보인다

CITI 그룹 로고.

넷플릭스에서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 폴라 셰어(Paula Scher) 편을 보기 전까지, 씨티그룹 로고 ‘t’자 위의 빨간색 호(arc)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폴라 셰어 (Paula Scher).

정확히 말하면, 의미를 알고 모르고 이전에 저 빨간색 호가 있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 누가 나에게 씨티그룹 로고를 그려보라고 하면 알파벳 citi를 산세리프 로고타입으로 쓴 다음에 다 그렸다고 답했을 것이다.

이 로고는 1998년 나왔다.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이 합병하여 씨티그룹이 되었고 이 씨티그룹의 로고로 쓸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든 것이다.

트래블러스그룹 로고.

트래블러스그룹의 로고에 빨간색 우산이 그려져 있었는데, 알파벳 ‘t’ 위에 빨간색 호를 그려넣어 마치 ‘t’가 우산의 봉과 손잡이 부분처럼 보이게 했다.

잘 보면 ‘t’자 마지막 획의 끝이 위로 샥 날렵하게 올라가 있고 그래서 더 우산 손잡이 같이 보인다. 시각적으로 트래블러스그룹의 아이덴티티를 새긴 것이다.

그리고 그 빨간색 호는 ‘t’자 좌우에 있는 ‘i’자 위의 점 두 개를 이으면서 감싸는 느낌을 준다.

배경을 알고 나면 아~ 하며 이마를 칠 정도로 잘 만든(?) 로고로 보이지만, 그 전에는 citi 로고는 그냥 citi지 뭐 특별할 거 있나 생각했을 뿐이다. 알아야 보이는 것이다.

해빗: 습관 만드는 건 보상 아닌 상황

웬디 우드, ⟪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2019) 읽었다.

Habit matters. 습관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습관’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좋은 습관을 만들고, 나쁜 습관을 멈추는 방법이 있을까. 그 방법을 나도 배워서 실천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웬디 우드(Wendy Wood)는 습관 연구의 권위자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웬디 우드, ⟪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2019)

올바른 습관을 들이려면 먼저 습관은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이 책, 16쪽

‘좋은 습관 만들기’는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목표로 하는 일인데, 습관은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에서 “동일한 신호에 동일한 보상을 주면서 새로운 반복행동을 한다면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거짓이라는 얘기일까.

우리가 충분히 합리적이지도 않고 인간의 의지력Willpower이라는 것이 대단히 나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 책, 35쪽

그 말이 거짓이란 얘기가 아니다. 신호에 보상을 주고 그걸 반복적으로 하는 작업을 의식적으로 하기가 결코 간단치 않다는 이야기다. 그게 그렇게 간단했으면 습관 과학을 연구할 일도 없고 이런 책을 사서 읽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럼, 그냥 다 포기하면 편할까. 그럴 순 없다. 차근히 시작해보자.

습관이란 무엇인가

먼저, ‘습관’의 정의부터. 습관이란 위에서 말한 의지력(Willpower)가 개입되지 않은 ‘비의식적 자아’가 하는 반복적인 행동 패턴을 의미한다. 힘들이지 않아도 되는(Effortless) 행동이다. 즉,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한다면 그건 습관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이 습관 영역이 평균적으로 43%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 의식적 이유, 동기, 명분이 있는 건 아니다. 그 중 43%는 자동화, 단순화 된 습관의 영향이다. 이유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유가 없는 행동이다. 그냥 습관이다.

뇌과학적으로 봤을 때 무언가를 반복하는 일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일과 전혀 다른 영역의 행위이며, 같은 방식으로 여러 번 반복하면 그것은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변할 수 있다. 이렇게 변한 ‘무언가’는 보상 따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매우 강력한 지속력을 얻게 된다.

이 책, 80쪽

그렇다면, 동기도 의식도 명분도 없는 습관이라는 자동 행동이 일어날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달리기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달리기’라는 단어와 공원, 숲, 운동장 등 달리는 장소에 굉장히 빠르게 반응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달리는 동기를 체중 감량이나 마라톤 도전 같은 목표를 들었지만 실제로 그 단어들에 특별히 반응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달리기 습관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행동의 목표를 중시했다. 달리기 위해선 반드시 달리는 동기가 필요한 것처럼 목표와 보상에 집착했다.

저자는 이 실험을 통해 습관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가 보상이 아닌 ‘상황’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상황이 습관을 만든다

이 결론은 무척 중요하다.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서 동기, 목표를 우선적으로 떠올리고 실제로 그게 이유라면 그건 저자가 말하는 의식적 자아가 개입한 활동이 된다. 이 활동에는 의지력이 쓰인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인간의 의지력은 매우 나약하다.

또한, 인간의 의식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총량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의식적 자아가 개입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의지력이 많이 쓰이면 쓰일수록 다른 일에 영향을 받는다. 저자는 버락 오바마와 마크 주커버그가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이유가 옷을 고르는 정신적 에너지를 아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사례를 든다.

사소한 선택과 결정에 쓰이는 의식적 에너지를 아껴 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 저자는 이것이 우리가 좋은 습관으로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이점이라고 한다. 늘 반복되는 일상을 습관화하면 인생의 다른 기회와 위기에 훨씬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물론 습관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까지는 목표와 보상이 필요하다. 행동과 보상 그리고 반복은 ‘학습’ 과정이다. 우리는 언제 이 학습에서 반복하는 습관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일까. 혹자는 21일 간 연속으로 지속하는 행동이 습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그 기간은 행동의 내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전략을 아래에 메모해둔다:

  • 결국 상황 조성이 최고의 방법이다. 상황이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런 상황을 만들자.
  • 곧장 시작하지 말고, 상황을 재배열하고 통제하여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자.
  • 행동을 시작하는데 드는 마찰력을 최소화하자. 마찰이 되는(=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자.
  • 좋은 습관을 유발하는 상황 신호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이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자.
  • 기존 습관에 결합하여 덮어쓰는(재신호화) 전략을 사용하자. 일종의 편승 마케팅.
  • 보상은 즉각적이고 불확실한 것일수록 효과가 크다. 보상에 둔해진다면 습관화가 된 것이다.
  • 행동이 행동을 낳고 반복은 또 다른 반복을 불렀다. 단순하고 명쾌하다. 계속하면, 쉬워진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에 관심이 생기셨나요? 아래 링크를 통해 빠르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affiliation link: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다산북스]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다산북스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애자일을 툴이나 프로세스라고 생각한다면 엉뚱한 것을 찾고 있는 셈이다. 누구도 가게에 가서 “애자일 경영법을 구매”할 순 없다.

이 책, 77쪽

스티븐 데닝,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2019) 읽었다.

‘애자일’을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서 애자일을 만날 차례다.

오랜 기간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연구해온 경영 사상가 스티븐 데닝(Stephen Denning)은 고객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뷰카(VUCA, 변덕스러워지고volatile, 불확실해지고uncertain, 복잡해지고complex, 모호해지는ambiguous)한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운영법으로서 애자일을 소개한다.

스티븐 데닝,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어크로스, 2019)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애자일을 수용한 조직들에는 3가지 핵심 특징이 있다.

  1.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짧은 주기로 소규모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작은 팀
  2.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집착
  3. 네트워크 안에서 대등하게 상호작용하며 일하는 것

첫째, ‘작은 팀과 반복적 접근법’이라는 아이디어는 도요타 생산 시스템(TPS)에서 왔다.

“린(Lean) 제조 방식”이란 이름을 붙이면서 유명해졌다. 이 아이디어는 원칙적으로 복잡한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대한 이론이다. 그렇다면 이 법칙을 구성하는 프랙티스practice는 정확히 무엇일까? 만능 해결책을 제시할 순 없지만, 유사성을 찾을 순 있었다.

  • 업무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처리한다.
  • 소규모의 기능혼합팀을 만든다.
  • 업무량을 제한한다.
  • 자율적인 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고 나면, 스스로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한다.
  • 업무 “완료하기”.
  • 중단하지 않고 일하기.
  • 짧은 주기로 팀을 운영하되,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한다.
  • 매일 서서 회의하기. 진척 상황을 공유하고 어떤 장애물을 없애야 하는지 확인했다.
  • 급진적인 투명성. 누구나 팀의 업무 공간에 들어와서 정보 현황판을 보고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무슨 문제가 발생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 주기별 고객 피드백 관리. 한 주기가 끝날 때마다 팀은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 소급적 검토. 짧은 업무 주기가 끝날 때마다 무엇을 배웠는지 소급해서 검토하고, 다음 업무를 계획할 때 참조한다.

team은 관료주의보다 나은 업무 방법으로 주장되었지만, 20세기 조직의 팀들 대부분은 이름만 팀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사실상 팀이 아니었다. 팀의 리더는 관료주의 체제의 상사들과 똑같이 행동했다(51쪽).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이 드물기도 했다. 애자일 이전에는 팀에 맞는 제대로 된 운영 방식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이름이 무엇이든 관료주의적 조직은 고객보다는 내부에 집중해왔다.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세계화, 규제 완화, 신기술 그리고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고객이 선택권을 쥐게 되었다. 고객이 시장의 중심인 세상에서 회사 중심의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관료주의적 조직들이 고객을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들도 고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하지만 내부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한계 내에서만 한다는 게 문제다.

이 책, 54쪽

둘째, ‘고객의 법칙’은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다.

시장의 권력이 판매자에서 구매자로 이동한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설명했다: “비즈니스의 목적은 단 하나다. 바로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 고객 만족을 위해 기업은 변화해야 한다. 고객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고객과 상호작용해 그들의 삶이 얼마나 향상될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고객 최우선을 받아들인 기업의 10가지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1.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를 공유한다.
  2. 최고경영진은 고객을 기쁘게 하고자 하는 열정을 조직 전반에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3.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다.
  4. 모든 구성원이 고객이 누군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5. 고객에 대해 정확하고 완벽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6. 직원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
  7. 회사 구조가 시장에 맞게 변한다.
  8. 수직적, 수평적, 내부적, 외부적, 모든 방향으로 관계가 상호작용한다.
  9. 비영업부서도 고객 서비스에 집중한다.
  10.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셋째, ‘네트워크 법칙’은 팀 간의 관계 모형을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목표는 거대하면서도 효율적이고 기민한 조직이다. 그게 가능할까? 이러한 대규모 네트워크를 작동시키는 법에 대하여 저자는 5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1. 네트워크에 강력한 목표가 있다.
  2. 네트워크가 소규모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3. 행동을 지향한다.
  4. 네트워크는 소규모 집단들의 합이다.
  5. 보이지 않는 곳에 법적 체계를 마련해놓는다.

전체 조직이 네트워크를 이루며 상호작용한다는 건 매우 이상적인 목표이다. 이 목표를 단번에 달성할 수는 없다. 위에서든(하향식) 아래로부터든(상향식) 또는 동시에(혼합식)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시 한 번, 그게 가능할까?

성공 사례가 있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글로벌 테크 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부서에는 총 4,000명의 직원과 수백 개의 팀이 있다. 이러한 대규모 조직이 애자일 방식을 채택하고 변화를 위해 움직였다. 핵심 프랙티스는 아래와 같다.

  • 상부에서는 정렬을 하부(팀)에서는 자율성을. 경영진이 통행 규칙을 제시하고, 팀은 계획과 실행에서 자율성을 가진다.
  • 애자일 관리자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성장하고 책임진다.
  • 팀 차원에서 의존성을 관리한다. 3개월마다 모든 팀이 한데 모여 선 채로 회의(“팀별 보고회”)를 한다.
  • 지속적으로 통합한다.
  • 기술 부채를 일정한 수로 관리한다.
  • 데브옵스DevOps와 지속적인 딜리버리를 수용한다.
  • 끊임없이 모니터한다. 데이터에 정통해야 한다. 모니터 결과는 백로그backlog에 쌓는다.
  • 고객이 원하는 것을 경청하되,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 팀을 12~18개월 동안 유지한다. 그냥 문제를 해결하라고 팀에게 요청한다.
  • 팀 오너십을 장려하기 위해 자기조직화된 팀을 활용한다. 대화에는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 팀도 하나의 상품이다.
  • 시작부터 고품질의 제품을 만든다. 매 스프린트마다 완성된 제품을 전달한다.
  • 코칭은 신중하게 사용한다.
  •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상부의 지지가 중요하다. 한꺼번에 전부 바꿀 순 없다.

이상, 저자가 설명하는 애자일 경영의 3가지 특성이다. 상황에 따라 맥락에 따라 프랙티스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져야 마땅하지만, 애자일의 원칙과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소규모의 팀으로 반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작은 팀의 법칙), 그 업무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고객의 법칙), 조직 내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유지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네트워크의 법칙).

6장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여는 실행 전략⟩과 7장 ⟨아이폰의 시리를 개발한 혁신의 힘⟩에서는 갑자기 논의의 스케일이 커진다. 6장에서 저자는 ‘전략적 기민함’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전략적 기민함과 애자일 경영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7장에서 저자는 조직 문화를 바꾸는 일을 얘기한다.

먼저, 전략적 기민함이란, “비고객을 고객으로 전환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206쪽). 이는 곧 “회사의 본질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다. 다른 말로는 “시장 창조형 혁신”이다. 이전엔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열어젖히는 혁신이다. 레드오션을 피해 블루오션으로 가라는 얘기다. 저자는 김위찬∙르네 마보안, ⟪블루오션 전략⟫을 인용한다.

‘블루오션 전략’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전략의 문제는 이해는 쉬워도 실행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불평을 예상이라도 한듯 저자는 스탠포드국제연구소(SRI International)가 제시한 시장 창출형 혁신을 위한 4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1) 욕구 Need, (2) 접근법 Approach, (3) 비용 대비 이익 Benefits per costs, (4) 경쟁력 Competition. 줄여서 ‘NABC’라고 하는 이 4가지 요소를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비즈니스를 개선하라는 것이다.

‘애자일 원칙’과 ‘전략적 기민함’의 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전략적 기민함’을 달성하려면 ‘운영적 기민함’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운영적 기민함이란 “지금처럼 일을 하되 더 잘, 더 빨리, 더 싸게 하는 것”을 말한다. 효율성 향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운영적 기민함은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중요하다. 회사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 토대이고, 전략적 기민함을 성취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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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조직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애자일 경영을 시작하거나 전략적 기민함으로 바꾸는 것은 조직의 문화 자체를 바꾸는 것을 뜻한다”(234쪽)고 쓰고 있다. 동시에 “나쁜 소식은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대부분의 노력이 실패한다는 것이다”(235쪽)라고도 쓰고 있다.

문화를 바꾸는 건 어렵지만 이것에 성공한 조직도 있다. 바로 아이폰의 시리를 개발한 SRI다. 7장에서는 1998년 커트 칼슨(Curtis Carlson)이 파산 위기에 처한 SRI에 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16년간 SRI가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를 설명한다. 칼슨은 위에서 소개한 NABC(Needs, Approach, Benefits per costs, Competition)를 고안하고 지속적으로 강조한 장본인이다.

칼슨은 변화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유능한 파트너. 둘째,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 셋째, 비전과 계획의 공유. 넷째, 얼리어댑터. 다섯째, 언어. 이 언어에 관하여는 아래 인용 문구를 읽으면 이해가 바로 된다.

흥미롭게도 SRI의 조직 문화를 바꾼 핵심 요소는 그[커트 칼슨]가 “문화를 바꾸자”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들의 문화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는 말한다. “…나는 직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한 번도 ‘문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저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말했다.”

이 책, 237쪽

여기까지가 1부의 주요 내용이자 내가 관심을 갖고 읽은 부분이다.

2부에서는 기업 경영의 네 가지 덫(?)으로 (1) 현재 주가에 반영된 주주가치 극대화에 집중하는 것, (2)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는 것, (3) 단기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비용 중심 경제학, (4) 과거로부터 미래를 유추하는 회고적 전략을 거론한다.

저자는 특히 이 회고적 전략을 다루는 11장 ⟨뒤돌아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에서, ‘경쟁 전략’으로 유명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가 설립한 모니터 그룹(Monitor Group)의 파산 — 2012년에 딜로이트에 매각됨 — 을 언급하면서 굉장히 수위 높은 비판을 한다.

포터가 말하는 전략 개념의 핵심은 경쟁자들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고(356쪽), 포터가 그린 모델은 고객이 사업적 성공의 결정요인이라는 기본 요점을 놓치고 있다(358쪽). 그들이 말하는 ‘전략적 경영’이란 전략을 계획할 수 있는 고위 경영진, 조직 최고위층과 그 전략을 실행할 하급자들을 나누고(361쪽), 컨설턴트를 중심으로 한 ‘전략 수립’은 최고경영자가 초결정권자라는 신화를 부채질했다. 컨설턴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최고경영진에게 아첨하는 일이었다(362쪽).

애자일 경영에서 경쟁우위는 위치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전략은 장소가 아니라 활동이다. … 애자일 경영은, 전략은 혁신이며 혁신은 모두의 일이라는 인식 아래 최고경영진만이 미래를 보는 지혜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신화를 거부한다.

이 책, 363~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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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어크로스

디커플링, 고객 가치사슬의 혁신

기업은 혁신을 멈출 때가 아니라 자사의 초기 성장을 이끌어준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던 눈을 다른 데로 돌릴 때 성장 정체를 겪는다.

이 책, 365쪽

탈레스 S.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2019) 읽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강조하지만, 결국 ‘고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책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은 ‘고객’보다 ‘경쟁사’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기업은 고객을 신경쓰지만, 경쟁사에 대해서는 거의 집착하는 수준이다.

저자는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에 의하여 그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 단순히 기술 혁신에 뒤쳐졌기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스타트업도 기술의 ‘사용자’일 뿐이다.)

오히려 기술 같은 기존 자원만을 중시하다가 ‘고객 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의 단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일부가 끊어지고 대체되는 것,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2019)

우리는 흔히 혁신이라고 하면 주로 기술 혁신을 떠올리지만, 저자에 의하면 진짜 파괴적인 혁신은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혁신이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회사가 가치를 어떻게 (누구를 위해) 창출하고, 가치를 어떻게 (누구로부터) 확보하는지에 관한 것이다(87쪽).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가치 창출),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한 활동(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 가치를 창출하지도 대가를 부과하지도 않는 활동(가치 잠식)으로 구성된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고객 가치사슬’의 각 단계를 세심하게 살피고 상세히 그려내서 이를 대체하거나 가치 향상을 통해 추가적인 혁신을 이끌어낼 때 가능하다. 분석의 핵심은 고객이 무엇을 할지 판단하는 게 아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 파괴자가 제공하는 제품보다 고객의 금전, 시간, 노력과 같은 비용을 더 발생시키는지, 덜 발생시키는지를 알아내는 게 핵심이다(152쪽).

디커플링을 사용한 파괴의 5단계 과정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마존(Amazon)과 베스트바이(Best Buy) 케이스를 간략히 소개한다.

아시다시피 아마존은 베스트바이와 같은 소매 점포업을 ‘파괴’했다. 물론 아마존은 여러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기술 혁신, 물류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저자는 비즈니스 모델 관점으로 접근한다.

베스트바이는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고객들이 물건을 직접 본 다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베스트바이 고객이 점포를 방문하여 제품을 살펴본 다음 구매까지 이어지는 단계에서 고객 가치사슬을 끊어냈다.

베스트바이는 이러한 아마존의 디커플링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베스트바이는 최저가격보장으로 아마존과 맞섰지만 그런 출혈 경쟁이 오래 갈 수는 없었다. 베스트바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했다.

제조업체들이 베스트바이의 매대를 통해 고객에게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가치 창출), 베스트바이가 아무런 대가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베스트바이는 삼성, LG 같은 가전 제조업체에 쇼룸/전시실 공간을 내어주고 사용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했다.

베스트바이의 이런 대응 방식은 저자가 기존 기업이 디커플링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설명하는 “분리해서 리밸런싱 하기”에 해당한다. 고객 가치사슬의 각 단계를 면밀히 살펴서 가치는 창출되지만 대가 부과를 하지 않았던 누수 지점을 찾고, 해당 단계를 분리해서 리밸런싱 하는 것이다.

이처럼 비즈니스 모델은 끊임없이 도전 받고 응전하면서 발전한다. 그것을 굳이 ‘발전’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경쟁의 결과로 고객이 향유하는 가치가 커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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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셜]디커플링 -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의 파괴 전략, 인플루엔셜

피터 드러커,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피터 드러커가 지식노동자의 목표 달성을 위하여 가져야 할 습관에서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은 체계적인 시간관리의 필요성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노동자와 그렇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시간에 대한 충실한 관리 여부이다.

피터 드러커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노동자는 자신이 맡은 일부터 먼저 검토하지 않는다.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고려한다.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일부터 출발한다.

시간관리 기법은 3단계 프로세스로 요약된다.

  • 시간을 기록한다.
  • 시간을 관리한다.
  • 시간을 통합한다.

실제 사용 시간을 진단한다

지식노동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실제로 사용한 시간을 기록해두는 일이다. 시간 활용방법은 연습을 통해 개선된다. 시간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만이 시간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시간을 낭비하는 활동을 찾아내서 제거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본다.

  1.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아무 일도 없다”는 답이 나오면 당장 그 일을 그만두라.)
  2. 기록된 활동 가운데 다른 사람이 해도 최소한 나만큼은 할 수 있었던 일은 어떤 것인가? (그 일을 다른 사람에 맡겨라.)
  3. 내가 하는 일 가운데 다른 사람의 목표 달성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시간만 낭비하게 하는 일은 없는가? (다른 사람에게도 솔직하게 물어보라.)

다음으로, 반복해서 일어나는 위기를 다른 직원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절차적인 업무로 전환시켜야 한다.

시간 낭비는 종종 인력 과잉의 결과다. 인원이 너무 많은 경우, 그들은 일 자체보다는 그들 사이에 상호작용 하는데 더욱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군살 없는 조직에서는 서로 충돌하지 않고 일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자신이 하는 일을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회의를 매우 빈번하게 갖는 건 시간을 낭비시키는 조직구조상의 결함의 한 예다. 항상 회의는 필요 이상으로 열린다. 모든 회의는 소규모의 많은 회의를 낳는다. 회의는 당연히 하는 것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자유재량 시간을 통합한다

순 칼슨(Sune Carlso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목표달성을 가장 잘 하는 최고경영자들 가운데 한 사람은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90분씩 전화 연결도 안 된 서재에서 일을 했다.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시간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자유재량 시간(discretionary time)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다음 그들은 적당한 정도의 연속적인 시간을 확보한다.


“너 자신의 시간을 알라.”(Know thy time.)

자신이 원하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말이다. 실천한다면, 사업에 공헌할 수 있고 목표달성 능력을 얻게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 목표 달성을 위해 익혀야 할 습관 5가지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지식노동자 고유의 일이다.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to effect/execute)이 곧 지식노동자(knowledge worker)의 과업”이라고 했다. 위 인용문은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한국경제신문, 2014)의 첫 문장이기도 하다.

지능, 상상력 그리고 지식을 결과로 연결시키려면 목표달성 능력(effectiveness)이 필요하다. 피터 드러커는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올리는 인간형(effective personality)이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피터 드러커에 의하면, 목표달성 능력은 일종의 습관이다. 습관적인 능력들의 집합이다. 그리고 이 실행능력은 연습을 통해, 그리고 반복을 통해서 익힐 수 있다.

지식노동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익혀야 할 습관적인 능력은 아래와 같다:

  1. 자신의 시간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안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시간을 활용한다.
  2. 활동의 초점을 외부 세계에 맞춘다. 자신의 노력을 결과에 연결시킨다. ‘내가 창출해야 하는 것으로 기대되는 결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3. 강점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다.
  4. 업무의 우선 순위를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고수한다. 중요한 일을 먼저한다. 두번째로 중요한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5. 목표 달성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것이 체계적 절차라는 것을 이해하고 올바른 순서에 따라 올바른 단계를 밟는다.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는 방법 3가지

탁월한 팀의 비결로 꼽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25년 넘게 이 주제를 연구한 에이미 C. 에드먼드슨(Amy C. Edmondson) 교수는 일터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는 방법을 3가지로 소개한다:

  1. 심리적 안전감의 토대 만들기
  2. 참여 유도하기
  3. 생산적으로 반응하기
에이미 에드먼드슨, ⟪두려움 없는 조직⟫

1단계: 토대 만들기

구성원들이 업무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새로 짠다. 실패를 재정의하고 문제 제기의 필요성을 명확히 한다.

  • 실패의 3가지 유형을 이해한다: 예방 가능한 실패(절차적 이탈), 복합적 실패(시스템 오류), 창조적 실패(성공하지 못한 시도).
  • 좋은 실패도, 나쁜 실패도 늘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떤 실패를 했느냐’가 아니라 ‘실패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느냐’를 주시해야 한다.
  • 리더의 역할을 정답을 갖고 지시하고 그 내용을 평가하는 사람에서 업무 방향을 설정하고 직원 의견을 수렴해 전략을 수립하고 개선하고 지속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해 목표를 성취하는 사람으로 재정의 한다.
  • 직원들에게 자주 그리고 분명하게 업무의 목적을 강조한다.

2단계: 참여 유도하기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구성원들의 진정한 참여를 가로막았던 담을 허문다.

  • 리더는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솔직히 인정하는 ‘상황적 겸손’(Situational Humility)을 보여야 한다.
  • 리더는 정답을 모른다는 태도로 적극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상황에 맞는 질문을 해야 한다.

3단계: 생산적으로 반응하기

진심으로 실패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낸 직원에게 생산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 리더는 목소리를 낸 구성원에게 우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실패는 도전 과정에서 생기는 당연한 결과이다. 실패를 공개적으로 축하한다.
  • 규칙 위반이나 편법 사용은 단호히 대응한다.

더 보기

심리적 안전감에 관하여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에이미 C. 에드먼드슨 교수가 쓴 ⟪두려움 없는 조직⟫(The Fearless Organization)을 참조하자.

심리적 안전감 — 두려움 없는 조직

에이미 에드먼슨, ⟪두려움 없는 조직⟫ (2019) 읽었다.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이다.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된 조직의 구성원은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 할 수 있다. 문제를 제기해도 모욕당하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으며, 질책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심리적 안전감’은 팀 성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업무 수행의 창의성과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현실 풍경은 어떨까. 팀장이 “의견 있으면 기탄 없이 얘기해달라”고 강조해도 회의실에는 긴 침묵이 이어진다.

팀원들은 의견을 말해봐야 득이 될 게 없다는 걸 경험적으로 배웠다. 전략적으로 침묵을 선택한다. 팀원들을 탓해봐야 바뀌는 건 없다.

“직원들이 회의실보다 복도에서 진실을 얘기한다면, 경영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에드 캣멀, ⟪창의성을 지휘하라⟫)

이 책에는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는 세 가지 실천 방안이 제시된다: 토대 만들기, 참여 유도하기, 생산적으로 반응하기.

단 번에 이뤄지는 건 없다. ‘심리적 안전감’ 구축의 중요성을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함께 조금씩 쌓아올리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열정을 좇을 것인가 의욕을 따를 것인가

랜디 코미사, ⟪승려와 수수께끼⟫ (럭스미디어, 2012) 읽었다.

창업자들과 VC들의 추천도서 목록에 자주 등장하는 책이다.

랜디 코미사(Randy Komisar)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투자 및 기업 자문을 하고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강의를 하고 있다. 벤처 비즈니스의 세계로 오기 전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이 책은 사업 아이디어를 들고 저자를 찾아온 (가상의 인물) ‘레니’와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레니’와의 문답을 통해 실리콘밸리 VC들이 투자를 검토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설명하고,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자문해보아야 할 질문을 던진다:

“열정(passion)을 좇을 것인가. 의욕(drive)을 따를 것인가.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무언가를 찾는다면, 그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저자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몇 번의 커리어 변곡점을 지났다. 그 여정을 회고하는 자전적인 부분도 이 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모든 선택과 결정에는 리스크가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리스크는 “미래의 행복을 위안으로 삼으며 원치 않은 일에 인생을 평생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256쪽)

지식 노동자의 자기 실현

피터 드러커, ⟪프로페셔널의 조건⟫ (청림출판, 2001) 읽었다.

이 책은 ‘지식 사회’를 살아가는 ‘지식 노동자’(knowledge worker)가 ‘조직’ 속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자기 자신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지식 사회의 도래’라는 역사적 분석과 ‘시간 관리’ 같은 개인적 수준의 실천법이 한 책 안에 담겨있다.

피터 드러커, ⟪프로페셔널의 조건⟫ (청림출판, 2001)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어, 이거 어디서 읽은 적이 있는데…’였다.

가령,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든 지식 근로자, 특히 모든 경영자는 상당한 양의 연속적인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193쪽)와 같은 문장은 지금도 종종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공유되는 ‘메이커의 시간, 매니저의 시간’ 운운을 떠올리게 했다.

그밖에도 목표 달성 능력 또는 실행 능력, 조직 목표에의 공헌, 강점 발견을 위한 피드백 분석의 활용법 등등 지금도 논의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그 중요성을 지적하고 개략적인 정리를 해놓은 걸 보면서 놀랍기도 했다.

더하여, “마르크스는 종종 다윈과 프로이트와 함께 ‘현대 세계를 창조한 삼위일체’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정말 정의라는 것이 있다면 마르크스 대신 테일러를 그 자리에 앉혀야만 한다.”(53쪽)와 같은 독창적 주장을 접할 때면, 2020년 현재 이 세계를 마르크스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지 아니면, 피터 드러커가 그 영향력이 저평가되었다고 성토하는 테일러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 때문인지 고리타분한 ‘자기계발서’일 거란 선입견이 있었다. 경영과 마케팅 관련 좋은 글을 꾸준히 써주시는 분께서 피터 드러커 예찬론자셔서 그 영향으로 읽을 마음이 생겼다.

‘지식인’이 될 거라 착각했던 학부 1학년 때, 사르트르의 책,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을 것 아니라 ‘지식 노동자’가 될 처지를 받아들이고 이 책을 읽었어야 했다. 만시지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