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Dance (2020).

에피소드 1, 2

  • NBA 역사를 좔좔 읊고 있는 이들에게는 놀랄 얘기도 아니겠지만, 한때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팀이었던 시카고 불스가 마이클 조던이 뛴 시즌을 빼면 Final 우승 횟수 0회…라니.
  • 조던이 입단하기 전까지 시카고 불스는 시카고 지역 연고 스포츠팀 중 가장 인기가 없는 축에 속했다고 한다. 마이클 조던은 NBA 데뷔 첫 해에 “팀의 멱살을 끌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시켜버린다.- 마이클 조던은 천재적 재능 이상의 성실한 노력으로 유명한 선수였다. 시작 단계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누구보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선수였다.
  • 시카고 불스에 입단하고 기존 선수들이 호텔방에 모여 술과 마약에 찌든 파티를 하는 광경을 본 마이클은 조용히 문을 닫고 나오며 ‘음. 여기 같이 있다간 커리어가 끝장나겠네. 나는 혼자 가서 연습이나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한다.
  • 마이클 조던은 모든 경기를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그 이유를 (마이클 조던이 아닌) 다른 이가 설명했는데, 그 말이 참 멋졌다: “이 경기에서 마이클 조던을 처음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걸 알았기 때문에.”
  • 1화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 시카고 주민”으로 깜짝 출연해서 인터뷰한다. (2화는 스코티 피펜의 스토리가 다루어지는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 아칸소 주민” 자격으로 깜짝 인터뷰한다. 스코티 피펜이 아칸소 지역 대학 출신이라서. 롯데 자이언츠 다큐 찍는데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를 따는 느낌이랄까.)
  • 코로나19로 전세계의 거의 모든 라이브 스포츠가 멈춘 이때에 다큐멘터리로라도 스포츠를 볼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 이제 2화까지 공개되었다.
  • 시리즈 타이틀인 #TheLastDance 는 97-98 시즌 개막 전 ‘마지막’을 직감한 감독 필 잭슨이 팀원들에게 나눠준 책자에 적혀있던 문구이다. 91-92-93 3연속 파이널 우승(3peat) 했고, 96-97 2연속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고 있던 팀인데, 어째서 마지막을 직감했던 것일까.

에피소드 3, 4

  • 3화는 데니스 로드맨 그리고 마이클 조던, 4화는 필 잭슨 그리고 마이클 조던. 이렇게 등장인물과 서사를 쌓고 쌓아서 97-98 시즌 파이널로 끝낼 모양.
  • 볼 때마다 느끼는 건 딱 하나: “마이클 조던 정말 대단해.”
  • 엄청난 승부욕, 경기에 대한 집중력, 자기 관리,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함께 하는 동료에게 영감을 주고 성장하도록 자극하는 역할, 경기에 져도 다른 팀을 리스펙트 하는 스포츠맨십, 마지막으로 차분하고 능수능란한 미디어 대응까지. 인기 팀이었으니 당연한 걸 수도 있지만 상상 이상으로 미디어 프레셔가 심했는데, 귀찮고 받기 싫은 질문에도 매끄럽게 대답하는 모습이 참 놀라웠다. 말까지 잘한다.
  • 당시 함께 했던 동료들은 마이클 조던이 과연 인간이 맞는지 궁금했다고. 결국 처음으로 NBA 챔피언이 되고 그간 꾹 눌러왔던 감정을 터뜨린 마이클 조던을 보고 다들 놀랐다고.
  • 시카고 불스의 단장(GM)이었던 제리 크라우스(Jerry Krause)는 이 시리즈를 보기 전엔 알지 못했던 인물인데, 마치 ‘악역’처럼 보이지만 필 잭슨 감독을 데려와서 시카고 불스를 첫 NBA 챔피언 만들어 준 게 그 분. 선수단 유지 능력, 관리 능력은 떨어졌지만 될성 부른 선수를 알아보고 얼리 스테이지에서 빠르게 스카우팅 하는 능력은 정말 수준급이었음.
  • 그렇게 합류한 재능 있는 선수들을 필 잭슨이 원팀으로 만들고 마이클 조던의 카리스마가 더해져 왕조가 이뤄졌던 것이겠지. 하늘을 날던 조던도 혼자서는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에피소드 5, 6

  • 세계적인 스포츠 아이콘, 서방 문화권의 우상, #BeLikeMike 될 수 있다면 그처럼 되고 싶다…의 ‘그’ 마이클 조던에게도 ‘치부’가 있었으니,
  • 1) 조던이 ‘우승’을 목표로 하면서 동료들을 가혹하게 대했고, 독재자처럼 굴었으며, GM인 제리 크라우스에 대한 험담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 출간된다. #JordanRules 사실이 아닌 건 아니었으나 굳이 공개되지 않았어도 좋을 이야기들.
  • 2) 첫 3연속 우승이 걸려있는 시즌, 뉴욕 닉스와의 동부 컨퍼런스 결승전에서 시카고 불스가 2연패를 한 날 저녁. 조던은 뉴욕을 떠나 애틀란틱시티의 한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이 사실이 보도되면서 구설에 오른다. 마이클 조던을 엄청난 성취로 이끈 ‘승부욕’의 어두운 면이기도 힜는데, 조던은 정말 지나칠 정도로 승부를 좋아했고 당연히 그 승부에서 이기고 싶어했다. 내기 골프를 즐겼고 고액 — 조던 본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소액의 판돈을 건 도박을 즐겼다. ‘도박 중독’이 아니냐는 질문에 조던은 “나는 승부(경쟁) 중독”이라고 답했다. 이런 논란이 있은 직후, 3연승을 거두면서 닉스를 박살내는데, 여론과 상황에 압박을 받은 조던이 그걸 긍정적인 자극으로 받아들여 분발하기도 했지만, 조던이 공격받자 시카고 불스라는 팀이 더욱 단합하고 결속된 결과이기도 했다. 결과는 좋았고 도박 자체에 대한 별도의 페널티도 없었으나, 평판은 깎였다. 유명인의 숙명인지도.
  • 3) 정치적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받는다.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african-american 커뮤니티에서 조던에게 바라는 바도 있었을 것. 그러나 그는 선을 긋는다: “공화당원은 나이키 안 신나?” 동료와 나눈 농담이라고 하지만 이 말이 보도되면서 조던은 비난에 직면한다. 저 말이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나는 운동선수다. 그리고 여러 광고 계약에 묶여 있는 당사자다.” 조던을 무하마드 알리와 비교하며 알리가 얻은 존경을 조던은 얻지 못할 것이라는 코멘트가 나오기도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조던은 스스로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책임감 있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어요. 나를 롤모델로 삼을 수 없다면, 괜찮아요. 다른 롤모델을 찾으세요.” 나는 내 길을 갈 뿐이에요.
  • ‘인간’ 마이클 조던에게도 단점, 약점이 있고 때로 사악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 제리 크라우스를 놀리는 마이클 조던을 보면 정나미가 떨어짐 —,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건 아무튼 농구를 잘했고 중요한 순간마다 그걸 결과로 보여줬다는데 있다. 제 할 일만 잘 하면 그에게 어떤 결함이 있든 상관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내가 이렇게 저렇게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느라 헛힘을 쓰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더라.
  • 코비 브라이언트가 나온다. 자신을 마이클 조던과 비교하는 이들이 있지만 어불성설이라며. 자기가 하는 건 다 마이클 조던에게 배운 거라며 조던을 리스펙트 하는 겸손한 코멘트를 한다. 멋있었다. 코비도 엄청난 연습량을 가진 선수였다고 하는데, 마이클 조던의 영향이 없진 않았을 것이다. #RIPKobe

에피소드 7, 8

  • 조던이 겪은 ‘아픔’과 잠깐의 ‘외유’ 그리고 코트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자신이 ‘황제’임을 증명하는 95-96 시즌까지를 다룬다.
  • 마이클 조던처럼 재능, 노력, 욕심(승부욕)을 두루 갖춘 사람이 흔치 않다는 가정하면, 그러니까 우리 자신이 마이클 조던보다 그의 동료 혹은 주변 사람일 확률이 그나마 조금 있다고 하면, 마이클 조던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존재일 것이다. 동료들을 얼마나 몰아붙였는지, 과거 동료들 인터뷰를 보면 조던에 관해 좋은 말만 하지 않는다. 심지어 나쁜 새끼라고 욕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챔피언 반지를 원한다면, 마이클 조던과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조던은 팀 동료를 가혹하게 푸쉬한 건 인정하지만, 우승의 기준을 자신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떳떳하게 얘기한다: “나는 내가 하지 않은 걸 남들에게 시키지는 않았어요.”
  •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마이클 조던에게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고 각별한 사이다. 그 아버지를 잃는다. 이후 마이클 조던은 지난 에피소드 5, 6에서 조던이 겪었던 도박 관련 구설수는 시련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농구를 떠난다. 돌연 야구 선수가 되어 더블A 팀에서 야구를 시작한다. 이때도 이슈의 중심이었다.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는 사진이 스포츠잡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짐 싸서 나가요, 마이클!”)
짐 싸서 나가요, 마이클!
  • 다시 코트로 돌아온다. 첫해는 죽을 쑤지만, 바로 다음 해에 한시즌 최다승 기록인 72승을 거둔다. 그래도 “우승 반지를 못 따면, 뭣도 아니다.”(Don’t mean a thing, without the ring) 늙고 지치지만, 승부욕은 여전하다. 누가 불을 붙이지 않아도 스스로 구실을 만들어 활활 불타오른다.- 코트로 돌아온 다음해 바로 챔피언이 된다. 두 번째 3peat의 시작을 알리는 첫 우승이다. ‘아버지의 날’에 치뤄진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조던은 라커룸 바닥에서 쓰러져 운다. 경기가 끝나면 항상 아버지를 찾고 아버지와 함께 승리의 감격을 나눴기에 이날도 아버지가 몹시도 그리웠을 것이다. “항상 지켜보고 계실 거에요.” 그 마음이 뭔지 안다. 나도 항상 어머니가 다 보고 계신다고 믿는다.
  • 마이클 조던이 농구 선수로서 달성한 업적을 볼 때는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그가 아버지를 잃는 슬픔을 겪고 농구를 떠났다가 코트로 돌아와 네 번째 우승을 일궈내는 과정을 보니 그저 대단하다는 말로는 뭔가 부족하다.

에피소드 9, 10

  • “That was beautiful.” 마지막 슛(#TheLastShot). 97-98시즌 유타 재즈와의 NBA 파이널 6차전 마지막에 나온 이 슛을 통해 시카고 불스는 2번째 3peat, 6번째 시리즈 챔피언이 된다.
The Last Shot.
  • 승리의 감격에 젖은 필 잭슨 감독은 마이클 조던에게 “can you believe this?”라고 묻는다. 마이클 조던은 “I knew it. Every time we were close, I knew we were gonna do it. I knew it.”이라고 답한다. 마이클 조던이라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 마이클 조던은 코트 위에서 세상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자신의 열정이 다른 이에게 전염될 거라 믿었다. 매경기 매순간 최선을 다했고, 그 순간에 집중했다. 과거에 머물러 있지도, 미래에 눈을 두지도 않고, 오로지 현재에 집중했다. That was beautiful. 그건 정말 아름다웠다.
  • #더라스트댄스 — ESPN에서 10개의 에피소드를 몰아서 볼 수 있었지만, 그냥 #넷플릭스 에서 5주에 걸쳐 2개씩 공개되는 걸 기다려서 보았다. 여운을 좀 더 길게 가져가고 싶었다. 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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