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보인다

CITI 그룹 로고.

넷플릭스에서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 폴라 셰어(Paula Scher) 편을 보기 전까지, 씨티그룹 로고 ‘t’자 위의 빨간색 호(arc)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폴라 셰어 (Paula Scher).

정확히 말하면, 의미를 알고 모르고 이전에 저 빨간색 호가 있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 누가 나에게 씨티그룹 로고를 그려보라고 하면 알파벳 citi를 산세리프 로고타입으로 쓴 다음에 다 그렸다고 답했을 것이다.

이 로고는 1998년 나왔다.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이 합병하여 씨티그룹이 되었고 이 씨티그룹의 로고로 쓸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든 것이다.

트래블러스그룹 로고.

트래블러스그룹의 로고에 빨간색 우산이 그려져 있었는데, 알파벳 ‘t’ 위에 빨간색 호를 그려넣어 마치 ‘t’가 우산의 봉과 손잡이 부분처럼 보이게 했다.

잘 보면 ‘t’자 마지막 획의 끝이 위로 샥 날렵하게 올라가 있고 그래서 더 우산 손잡이 같이 보인다. 시각적으로 트래블러스그룹의 아이덴티티를 새긴 것이다.

그리고 그 빨간색 호는 ‘t’자 좌우에 있는 ‘i’자 위의 점 두 개를 이으면서 감싸는 느낌을 준다.

배경을 알고 나면 아~ 하며 이마를 칠 정도로 잘 만든(?) 로고로 보이지만, 그 전에는 citi 로고는 그냥 citi지 뭐 특별할 거 있나 생각했을 뿐이다. 알아야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