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 면접 심사에 참가했다. 나의 학부생 때와는 비교 자체가 민망할 정도로 뛰어난 지원자들을 보면서 ‘내가 심사할 자격이 되나’ 싶기도 하지만, 나도 경험치를 쌓고 우수한 지원자들로부터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아래는 면접 심사를 마치고 쓴 메모:

1/ 인류는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 팩트풀니스 같이 데이터로 보여줄 능력은 없지만, 미래 세대가 우리(또는 우리 앞) 세대보다 낫다는 걸 여러 면에서 느꼈다. 물론 이것도 미래 세대가 타고나기를 뛰어났다기보다는 앞 세대가 사회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더 나은 문화적 유산을 남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 면접자가 되고 보니 지원자의 ‘다재다능함’이 장점으로 보이지 않았다. 다재다능함이 나빠서가 아니다. 20대 초반에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같은 지원자 pool에 자신의 경력과 역량을 좀 더 뾰족하게 어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인하여 나의 다재다능함이 상대적으로 흐릿하게 보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지원자일 땐 그걸 몰랐다. 물론 알았더라도,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많이 적어 냈을 것이다. 덜어내야 한다. 선명하고 뾰족하게 만들어야 한다.

3/ 정말 매력적인 지원자가 있었다. 내가 매력을 느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가 면접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여유 때문인 것 같았다. 그의 자신감과 여유를 보며 면접자인 내가 편안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대단하지 않은가. 면접자에게 편안함을 선물하다니. 면접자도 긴장한다. 30분에서 1시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좋은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고심하고 또 노력한다. 그런 상황에서 나의 빗장을 모두 풀고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듣게 만들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 돌이켜봐도 참 인상적인 지원자였다.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딴 얘기인데, 이번에 로스쿨 졸업하고 열심히 구직 중이던 후배가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면접 전에 내가 알려준 팁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참에 면접 컨설팅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농담을 한다. 글쎄…, 운 좋게 내가 말한 팁이 먹혔을 뿐이다. 팁을 알려준다고 그걸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 않다.

(사진) 오늘 점심에 산책하며 찍은 하늘

One comment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