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요즘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바로 자기 연민에 빠지는 일이다.

자기 자신을 불쌍히 여기기란 얼마나 쉬운가.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감정적 서사를 덧붙이면서 동정한다.

그 감정에 푹 빠진다. 슬퍼한다.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개운하다.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자기 연민은 자기 합리화 기제가 되기도 한다. 나는 불쌍하니까 이래도 괜찮아. 또는, 나는 불쌍하니까 이럴 수 밖에 없어. 이런 말들을 내뱉으면서.

자기 연민은 나쁜가? 확실히 나쁘다.

자기 연민을 하려면 자신이 불쌍히 여겨져야 한다. 자신을 불쌍히 여기려면 절대적으로든 상대적으로든 무언가 불쌍한 점이 있어야 한다. 상황이 어렵거나 능력이 어렵거나 등등의 이유로 자신이 불쌍해져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불쌍한 자신을 위해 동정의 감정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달라지는 건 없다. 그저 이 상황을 잊고 살아갈 뿐이다. 심지어 약간의 해소 같은 것을 하기도 한다. 한껏 슬퍼하고 나면 후련한 그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한때 자기 연민에 젖어 있었던 것 같다. 나보다 나은 남과 비교하면서 그것이 그의 노력보다는 그의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갖지 못한 그의 환경을 부러워하면서 나의 처지를 불쌍히 여겼다.

그렇다면 지금은 자기 연민에서 완전히 벗어났는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감지하려고 노력한다: ‘혹시 지금 내가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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