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혜정 선생님의 칼럼에서 “넷플릭스가 지구 대학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과연 넷플릭스 다큐는 폭이 넓다. 이 다큐는 왕년에 모닝구무스메 덕질 좀 했던 사람으로서 당연히 봐야했다.

일본 아이돌 비즈니스는 볼수록 독특하다. 어떤 이에게는 돈벌이 수단이고 어떤 이에게는 취미활동이고 어떤 이에게는 진지한 지지활동이고 어떤 이에게는 꿈의 실현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비판 대상이다.

인간의 삶의 양태라는 건 워낙에 다양하다. 한 달 20만엔 이상을 아이돌 굿즈 사는데 쓰고,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개인 사업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지만, 저들은 그런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세계를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아이돌-팬 관계가 일종의 #유사연애 성격이라는 걸 이해하니 최근 한 남자 아이돌의 결혼 소식에 팬들이 광분하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현상의 맥락이 잡힌다.

이제 곧 나이들고 병들고 죽게 될텐데 결혼이고 출산이고 귀찮은 일을 하느니 하고 싶은 덕질이나 원없이 하고 싶다는 ‘피터팬’ 같은 아저씨들. 그런 삼촌뻘 팬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위해 어른이 되지 못하고 항상 ‘어린 소녀’를 연기해야 하는 아이돌들.

‘진짜’의 진지함이 부담스럽다며 ‘가짜’에 더욱 진지하게 몰입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삶이라니. 재밌다라고 하기엔 그 삶이 너무 무겁고, 안쓰럽다고 하기엔 어떤 면에선 나 역시 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처지라 슬프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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