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별 확인의 날. 평일 만큼이나 바쁜 주말을 보내는 우리 부부인지라 나는 병원에 차를 세우고야 오늘이 성별 확인의 날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아, 드디어 오늘이구나.

몇 주를 기다린 초음파. 이리저리 살펴보시던 의사 선생님 왈, “음, 다리 사이에 뭐가 보이네요. 이건 탯줄은 아니고요. 그냥 뭐가 보이니깐 말씀드린 것 뿐이에요.”

아하. 아들이란 얘기구나. XY. 사내. 男. 오토코. Boy. 총총이가 아들이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온몸이 찌릿하게 전율이 일었다. 나도 모르게 JY의 손을 꽉 잡았다. 오히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양가 부모님은 ‘그럴 줄 알았어.’ 하고 담담하게 반응하셨다.

통상 아이를 갖기 전을 ‘신혼’이라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나면, 부부 둘만의 생활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모든 생활이 아이 위주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한 부부의 결혼생활이 ‘출산’을 기준으로 출산 전과 출산 후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자유롭게 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자(父子)가 나오는 영화 ⟨어바웃타임⟩에서도 ‘출산’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너’가 세상에 나온 이후에는 그 이전으로 시간을 돌리지 못하였다고 고백한다. ‘너’가 아닌 다른 아들이 나올 수 있는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나오면, 그 부부는 절대로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아이의 탄생은 분명 우리 부부에게도 큰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서로에 대한 사랑이 바뀌는 것은 아닐 것이다. 둘 보다는 셋, 셋 보다는 넷,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고 웃을 일도 울 일도 더욱 많아진다는 뜻일 것이다.

점점 더 배가 불러오는 JY가 월말이라 연일 야근을 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 씩씩하지만 그만큼 여린 면이 있는 JY의 시름과 피로를 내가 잘 위로할 수 있기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JY가 보고 싶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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