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 표현을 잘한다는 것은 ‘자기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훼손,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타인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40쪽)
  • 내면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존재하는 고통을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 이때 생겨나는 불편감은 자신에 대한 건강한 문제의식의 결과이며 현실에 대한 적절한 감정이입이다. 그때의 불편함은 건강한 불편이다. 건강한 불편의 반대말은 안전한 불행이라 할 수 있다. 안전한 불행이란 겉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그 사람의 현실감가을 깎아먹어서 결국엔 더 큰 문제를 유발한다. (66쪽)
  • 정서적인 불편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지적으로 전환해서 생각하는 것, 불편한 느낌이나 감정이 잘 감당되지 않을 때 느낌보다 생각과 판단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정리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 이것이 ‘주지화(intellectualization)’라는 심리방어기제이다. (73쪽)
  • 사람이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할 때 갖는 원형적인 욕구는 자신의 말이 상대에게 잘 스며들고 흡수되어 충분히 공감을 받았다는 느낌 그 자체이다. 고통스러운 내 감정이 타인에게 공감을 받았다는 것은, 내 감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 내가 그런 감정을 가져도 괜찮다는 것을 확인받는 행위와 같은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은 깊은 위로와 함께 근원적인 안정감을 얻게 된다. (73쪽)
  • 내 말이나 행동의 이면을 자꾸 분석하고 따져봐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은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을 가로막는다. 아무리 옳고 정당한 진리라고 할지라도 그에 대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게 되는 순간, 그 진리는 사람을 속박한다. 이미 진리가 아니다. 그때의 진리란 반치유적인 압박에 불과한 것이다. (86쪽)
  • 사람들이 자기 상처를 드러내지 못하고 오래 덮어두고 있는 것은 이해 못해주는 타인들의 반응 때문만은 아니다.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상처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다 내가 잘못해서,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 등의 틀로 자신의 상처와 자기를 단정하고 있기 때문에 덮어둘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124쪽)
  • 치료자가 그의 상처와 그에 대한 감정을 접하면서 ‘비난’하지 않고 그의 감정에 대해서 공감하고 이해해줄 수 있다면, 또한 그가 그런 타인의 반응을 통해서 자신과 자신의 상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합리적인 해석을 내릴 수 있다면, 그는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것이 치유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124쪽)
  •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드러낼 수 있다면, 그러고서도 이해받고 공감받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치유된다. 자기 존재에 대한 ‘근원적 안정감’을 느껴본 사람은 변한다. 편해지고 너그러워진다. (125쪽)
  • 치유의 마지막 종착역에서 결국 얻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이다. 어려운 말로는 ‘건강한 자기애’라 한다. (125쪽)
  • 자신의 감정이 충분히 이해받고 지지받으면 직접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나 충동이 오히려 줄어든다. 아무도 몰라주면 언젠가 꼭 감행할 행동도 충분한 지지와 이해를 받으면 안 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하더라도 이성을 잃지 않고 합리적으로 하게 된다. 충동적, 우발적인 행동은 오랫동안 내 감정이 공감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등 결핍이 있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정서적 공감과 지지는 충동적, 돌발적 행동을 포기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149쪽)
  •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대한 자각과 인정 이후에 따라오는 것은 ‘우울’이다. 오랫동안 갈망하던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면 맥이 풀리고 무력감이 들고 우울해진다. 당연하다. 이때의 우울은 치유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성찰과 치유의 과정을 제대로 밟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161쪽)
  • 마음껏 우울하고 마음껏 무력해도 된다. 충분히 그러고 나면 간절했던 그 욕구로부터 심리적 거리를 갖게 된다.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나면 그 욕망과 욕구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된다. (161쪽)
  • 나를 ‘사람’ 일반의 존재로 객관화해서 보는 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래서 나와 내 상황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가지고 볼 수 있다면, 그 거리가 주는 핵심 미덕은 ‘연민’이다. 나란 존재에 대해 여유로운 거리를 확보한 채 연민할 수 있다. 연민은 자신을 따뜻하게 응시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각이다. (168쪽)
  • 희생적인 부모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아이’만 존재하고 ‘부모 자신’의 존재성은 희미하다. 아이의 욕구, 감정, 선호는 빠르게 감지하고 인정하지만 부모 자신의 욕구나 감정 등은 아예 없는 것처럼 여긴다. 그런 관계에서 자란 아이는 ‘아이’도 ‘부모’도 인정되는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성 속에서 자란 아이와는 다르다. 사람 관계 맺기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된다. (249쪽)
  • 사람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 ‘극단적인 우월감’ 아니면 ‘극단적인 두려움’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그 아이 내면에서 ‘타인’이란 매우 하찮거나, 매우 두려운 존재 둘 중 하나다. (249쪽)
  • ‘나’만 존재하는 듯이 살다가 ‘타인’의 존재를 대면할 수밖에 없을 때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249쪽)
  • 예전에는 사실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은 관심조차 없을 수 있는 저의 상황들을 저 혼자 ‘말하지 말아야지’ 하고, ‘가족의 안 좋은 얘길 말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안 좋게 생각할 거야’ 그랬는데, 지금은 ‘그럼 뭐 어때’ 이렇게 생각하게 돼요. 편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좀 두려웠던 마음을, 좀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258쪽)
  • 어떤 말을 해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말을 해준 사람이 자신을 이해해주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때 비로소 그 말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그것은 치유 과정 속에 숨어 있는 비밀 중 하나다. (261쪽)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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