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순전히 제목에 이끌렸다. 제목은 “인간은 누구나 ‘백년학생’이며, 글쓰기에 뜻을 둔 이라면 ‘천년습작’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저자가 쓴 데에서 나온 것이다. 저자는 굵직한 소설 몇 편을 써낸 작가이며, “글쓰기 테크닉을 가르치는 게 이 아닌 글쓰기 자세를 되돌아보게 할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은 총 16강으로, 대개 16주로 짜여지는 대학의 한 학기 강의와 비슷하다. 작가가 되는 길이란 만남의 연속이며, 이 만남을 어떻게 정리하여 자신의 글로 내어놓을 것인가, 하는 과제에 스스로 답하는 것이다. 애커만과 괴테의 만남, 릴케와 로댕의 만남, 그리고 저자 김탁환과 독자의 만남, 이 책은 튼실한 출발점이 될 만남을 마련한다.

이 책을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와 비교한다면, 안정효의 책은 그의 오랜 기획에 걸맞게 내용도 세밀하고 전하고자 하는 내용도 빽빽한 반면, 김탁환의 책은 보다 가볍고 아담한 외양답게 “너도 한 번 써 봐”라고 하는 친근한 권유에 가깝다. 그렇다고 그 자세가 불성실하다거나 한 건 결코 아니다. 저자의 목표답게 세밀한 테크닉을 가르치기 보다는 “예술을 하는 자의 자세”를 가르치려 할 뿐이다. “따듯하다.” 탁월한 이야기꾼 답다.

끝으로 저자 김탁환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리고 오귀스트 로댕의 뒤섞임을 요약하고자 한다.

릴케는 로댕의 작업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릴케의 로댕⟫을 써낸다. 릴케는 이 책에서 “관조할 수 있는 눈”과 “수공(手工)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 이 두 가지를 강조한다. 이는 대상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이 꿰뚫어 봄을 하나도 남김없이 표현하려는 동분서주를 말한다. 이것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글쓰는 자세”이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pase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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