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나를 투명인간 보듯 해요.
내가 엘리베이터 앞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면,
마치 거기에 아무도 없는 양
나를 통과해서 엘리베이터를 타러가죠.”

이 영화는 미국으로 건너온 멕시코계 불법 이민자들의 삶과 노동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마야(Maya)는 청소 용역업체인 엔젤 클리닝 컴퍼니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게 되지만, 변변한 의료보험도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고용 환경과 어머니 같이 느껴지는 동료 직원이 단 한 번의 지각으로 강제퇴사 당하는 사건을 통해 노동조합 조직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청소 용역 계약직 노동자는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나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들의 존재에 대해 ‘투명인간’처럼 여긴 것이 사실이다. 괜히 인사를 하고 아는 척을 하면, 피차 불편해질 것이라는 비겁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영화를 본 뒤부터는 학교 내에서, 특히 기숙사에서 청소를 위해 땀을 흘리는 ‘어머니’들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어 인사를 건내곤 한다. 피차 불편해진다고? 그건 정말로 비겁한 생각이었다. 어머니들은 나의 인사를 정말로 반갑게 맞아주신다. “아우. 학교 가는 길이에요? 공부 열심히 해요.”

에서 계약직 노동자들이 겪게 되는 문제들 대부분은 ‘효율성’에서 비롯된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사람들을 고용하여 청소 업무를 맡기면 비효율(이라 쓰고 ‘비용’이라 읽는다)이 급증한다는 핑계로, 그 이름도 풍자적인 ‘엔젤 클리닝 컴퍼니’에 용역 외주를 준다. 물론 입찰을 통해서 용역 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 정도까지가 고상하게 넥타이를 매고 볼룸에 모여 파티를 하고 있던 이 빌딩 변호사들의 관심 범위이고, 그 밖의 일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

무엇을 위한 ‘효율성’인가.

대학 진학이라는 꿈을 위해 함께 해오던 노동조합 조직을 포기하려는 친구를 향해 마야(Maya)는 외친다: “언젠간 대학에 갈지 몰라도, 다 잃고 나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인간에게는 ‘빵’이, 그리고 그만큼이나 ‘장미’도 필요하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One thought on “영화 ⟨빵과 장미⟩ (Bread And Roses, 2002)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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