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넴에 의한, 에미넴에 대한 영화. 모든 영화가 그러하듯, 이 영화도 ‘삶’에 대한 메타포를 가득 담아내고 있다.

임신한 옛 여자친구에게 차를 줘버리고 와선 엄마의 트레일러에서 살고, 월세 미납으로 그 트레일러에서 쫓겨나야 하는 신세의 주인공. 한 마디로 ‘시궁창’에서 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랩 실력 하나만 믿고 원대한 꿈을 꾼다.

인상적인 것은 마지막 랩 배틀에서 상대의 랩을 듣고 있던 에미넴의 표정이다. 꾹 다문 입과 위로 치켜떠서 고정된 눈. 그러다 자신의 turn이 왔을 때, 그야말로 one shot one opportunity (Lose yourself 中)를 잡아채어 상대를 눌러버린다. 랩 배틀이 끝나고, 야근을 하기 위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는 에미넴의 뒷모습을 남기고 크레딧이 올라간다.

두어시간만 자신의 자리를 봐달라며 동료에게 부탁한 것을 잊지 않고 반장과의 야근 약속도 잊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 랩 배틀에서의 승리감에 젖어 해방을 만끽할 것만 같던 예상보다 너무나 차분하지 않았던가. 이 마지막 결말이 이 영화를 ‘이름난 랩퍼가 출연한 볼만한 영화’에서 ‘묘한 여운이 남는 영화’로 수준을 끌어올렸다.

“야근은 왜 해? 돈 쓸 데 있어?”

― “녹음실 사용로 내야지….”

“너 음반 레코딩은 하게 됐어?”

― “아니, …내가 (직접) 할거야.”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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