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링에 아직 꼽혀있던, 기말고사 때문에 흩어져있던, 구겨져있던 노트 필기를 주섬주섬 모아서 파일케이스에 넣었다. 워드파일로 남겨져 있는 hand-out이나 study-question 같은 것들은 추려서 버렸다. 그래도 파일케이스가 빠방하다. 다음 학기부터는 좀 더 큰 놈으로 마련해야 겠다.

이 파일케이스를 닫고 드디어 한 학기를 마감했다. 책도 안 만들었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었고 운동도 하지 않았고 중간고사 때는 아파서 시험도 거르고 오만가지 일들이 다 있었던 한 학기였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한 학기가 끝났다.

자유주의 정치철학에 대해서 초보적인 이해를 하게 되었다. 구조주의에 대해서 그리고 미드의 사회심리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미진하나마 Marx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맛봤고 Plato의 저작을 읽을 수 있었고 여러모로 고대 아테네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 옛날이야기 듣듯 고대 중세 근대 경제사를 배울 수 있었고, 국제관계론을 통해 베스트팔렌부터 얄타까지 현실주의부터 구성주의까지 냉전의 소소한 뒷얘기들까지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 탓할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얻은 것을 붙잡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해야한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