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주된 물음은 이것이다. ‘왜 각 대륙에서 문명의 발전 속도가 달랐을까?’ 이 물음을 구체화하면 ‘왜 잉카 제국의 황제인 아타우알파가 스페인 군대의 프란시스코 피사로에게 사로잡혀야만 했을까?’이다.

이 물음은 제 1세계와 제 3세계의 부와 힘의 불균형, 북반구와 남반구의 불균형에서 촉발됐다. 이런 물음에 가장 손쉬운 대답은 ‘각 민족마다 유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만, 저자는 그러한 가정을 완강히 부정한다.

저자는 환경의 차이일 뿐이었다고 설명한다. 빙하기가 끝난 이후 우연적으로 형성된 지구의 모습이 그 차이의 궁극적인 원인일 뿐이라는 것이다. 주장 자체는 몇 문장으로 축약할 수 있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들은 실로 방대하며 흥미롭다. 이 궁극적인 원인으로 말미암아 유라시아 대륙, 그 중에서도 유럽이 아메리카 정복의 직접적 요인인 무기, 병원균, 문자, 중앙 정치 조직 등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전개는 거침없다.

말미에는 인간과 문화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이 두 가지 요소가 역사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자칫 결정론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책의 내용을 보완한다. 다만 답답한 것이 있다면 저자는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마땅히 독자가 가질 법한 물음에 앞질러 대답해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분량에 비해서 의외로 쉽게 읽힌다. 인류의 기원이나 문명의 기원, 자연 선택 등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정말 재밌게 읽을 것이라 생각한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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