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으면 이틀, 길면 일주일 간격으로 아버지에게서 메일이 온다. 항상 “사랑하는 아들아”로 시작해서 “건강한 아들이 되어라”로 끝나는 메일의 내용은 늘 긍정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격려의 말도 잊지 않는다. “멀리 서울에서 공부하느라 힘들겠지만 인내하라”는 투의.

답장은 잘 쓰지 않는다. 쓸 말도 없고 “추운데 열심히 공부하느라 힘들지”라는 내용에 솔직히 답하려니 간지럽기도 하고 실망을 안겨드리자니 가슴 아프기도 하고.

난 어머니나 아버지를 생각하며 무언가를 해왔다. 나를 위해서라는 생각은 큰 힘을 얻지 못했고 지속력을 가지지 못했다. 장학금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자. 좋은 성적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자. 뭐 이런 생각 뿐이었다. 왜 스스로를 위해서 살지 않는가를 묻는다면 나는 부모님 역시 스스로를 위해서 살지 않고 있다고 대답하겠다. 내리사랑은 원래 그런 것인가.

내 힘으로 부모의 굴레를 벗어나기 전까지, 나는 그런 동기로 살 수 밖에 없다. 부모의 말이라면 꿈뻑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다.

Posted by:박세희 (Park Sehee)

성장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 hubby, daddy of two sons, lawyer, ever lea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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